퇴원
아픔 ★★★☆☆ -아침에만 아픔
마지막 병원식사
끔찍한 초록채소… 먹지 않았다…. 우메보시와 된장국으로 배를 채우고, 우유도 쭉~
그런데 이를 닦고 목구멍을 확인했는데! 어제까지 징그럽던 곱들이 깨끗한 흰색으로 바뀌어있었다.
초록채소를 먹어도 끼지 않을거같은 매끈한 곱!!! 먹을걸… ㅎ
사실 계속 먹은것과 얼마나 아픈지만 썼는데…
서둘러 퇴원을 하는 이유중 하나는 같은병실 할머니때문이었다. ㅠㅠ
4인실을 썼는데 커튼을 다 치고 있기때문에 별로 마주칠 일이 없는데, 일본도 나이든 할머니들은 똑같나부다. 나에게 관심이…. 너어무 많다 ㅋㅋㅋ
저녁 9시에 소등이기때문에 일찍 잠든 할머니들은 아침 5시반부터 일어나서 떠들기 시작하는데…
누가 일본인들은 폐끼치는거 싫어한댔어…… 난 더 자고싶은데 소곤소곤도 아니고 이 조용한 시간에 할머니 둘이 얼마나 수다를 떨어대는지…
그리고 그중 한 할머니가 퇴원하자 나머지 한 할머니가 나에게 말을 걸어오기 시작했는데, 수다괴물이다. 진짜 괴물이라고 할수있다.
할머니를 피해 물마시러 정수기가 있는 휴게실에 가서 핸드폰 만지며 물마시는데, 재활치료마친 할머니가 날 발견하고 와서는 수다를 시작했다.
편도수술로 목소리를 제대로 낼수없고 오래 말할수 없는 나는 대충 네 네 하고 있었는데, 혼자서 내리 30분을 줄줄줄 수다를 떠시다가 가셨다. ㅎ
그게 몇번 반복되고 얼른 퇴원해야겠다 싶어서 제일 빠른 날에 퇴원을 결정했다.
1시에 퇴원한댔는데, 남편이 오전에 벌써 병원에 도착했대서 얼른 정산을 마치고 도망치듯 퇴원했다.
별로 입맛이 없고 배가 안고팠던 나는, 차가운 달콤한 음료가 먹고싶었다.
우레시노에 있는 카페 우레시안
우레시노는 차로 유명한데, 우레시노의 맛차를 이용한 프라푸치노같은 음료다.
너무 맛있었는데, 아직 덜풀린 혀가 제대로 음미해주지 못했고, 전에 말했듯 나에겐 단것이 엄청난 자극을 줘서 간지럽고 따갑고 난리였다. 반도 못먹고 남편 줌…
다행히 뒤에보이는 푸딩은 너무나도 부드럽고 많이 달지 않아서 잘 먹을수 있었다.
차갑다고 다 좋진 않았다. ㅜㅜ
저녁은 우동면을 푸우우욱 끓여서 까르보나라 소스에 비벼서 먹었다.
일본식 반찬과 죽만 내리 먹다가 짭짤한 시판소스의 맛을 느끼니 너무 맛있었다. ㅋㅋ
우동 한봉지일 뿐인데 이걸 40분에 걸쳐 먹어야했다.
아직 먹을땐 아프다… 원래 수술후 일주일째부터 곱이 떨어지면서 출혈위험도 커진다니 조심해야한다.
7일차
아픔 ★★★★★★ MAX+
아프다… 너무아프다… 이제까지 아침은 계속 힘들었지만 차원이 다른 아픔이다.
여러 블로그에서 일주일째부터 엄청 아파지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역시나였다.
어제까지만 해도 편도수술 고민하는 친구에게 별거 아니더라며 추천했었는데 ㅋㅋㅋ
미안 친구야. 사실 너무아파…
찬우유에 타먹는 단호박스프였는데 최악…
생각보다 많이 달았고, 찬우유에 타먹는거라 써있었는데 잘 안녹아서 설탕 알갱이가 보였고…
약먹으려고 억지로 먹었지만 너무너무 아픈 상태에서 이걸 먹으니 더아팠다.
억지로 우유 더 타서 연하게 만들어서 마시고 약을 먹었다.
약먹으니 좀 나아지는 느낌.
입원한 일주일동안 남편은 집을 쓰레기로 만들어놨다.
부엌은 따뜻해진 날씨로 초파리가… 생겨있었고…. 바닥엔 온통 쓰레기.
어떻게 일주일만에 이렇게 되지? 나도 깔끔한 성격은 아니라 더이상 말은 못했지만…
아무튼 남편은 계속 일나가야해서 집을 좀 청소하려고 하는데, 고개를 숙일때마다 허리를 숙일때마다 압이 머리쪽으로 올라오는 느낌이었다.
목으로 압박 안되게 무거운거 들거나 운동하지 말랬는데, 좀 무서워서 조금만 하고 그냥 쉬었다.
점심으론 식빵 한장을 우유로 녹여 먹었는데, 왜 어제까진 참을만 했는데 오늘은 이렇게 아픈지…
너무너무 아파서 눈물이 찔끔 났다. ㅋㅋ
남편이 회사일로 좀 스트레스를 받은것같길래, 나도 맛있는거 먹고싶어서 야키토리집에 갔다.
병원밥으로도 닭고기 많이 나왔었어서 먹을수 있을거같았다.
맛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좀 무리였다.
아직 혀도 다 안돌아와서 맛을 온전히 느낄수 없었다. 츠쿠네(간 고기 뭉친거)가 제일 먹을만 했다.
그리고 다른사람중엔 잘 못봤는데, 무슨 음식을 먹든 신맛이 느껴진다.
특히 단거 먹을때 혀의 양 옆 제일 안쪽에서 신맛이 느껴진다.
전혀 신맛이 있는 음식이 아닌데 거기서 이상한 느낌이 난다. 바닐라아이스 먹을때 최고로 산미가 느껴지는데, 다른블로그 보면 쓴맛이 느껴진다던데 난 이상하네 ㅎㅎㅎ
야키토리도 달달한 소스 발라진거 먹으니 갑자기 혀 양옆에서 신맛이 느껴졌다.
슬프다. 맛있는맛을 느끼고싶은데 ㅜㅜ
8일차
아픔 ★★★★★★★★ MAX+
병원에서 건조하면 더 목이 아프니까 잘때 입 벌리지 않게 해주는 테이프 하거나 마스크 하거나 아님 빨래를 옆에 널어놓고 자라고 했다.
입벌림 방지 테이프를 사려고 했더니 이깟게 뭐라고 너무 비싸길래 집에있는 피부에 저자극 반창고를 붙이고 잤다.
그리고 일어난 8일차 아침
난 지옥을 만났다.
수술 후 최고의 아픔이었다. 칼날을 목으로 넘긴다는 느낌이 이런 느낌일까…
입원한 6일간 심한 목감기걸렸을때정도의 참을만한 아픔이었기에 마음놓고 퇴원했는데 이렇게 칼로찢는 아픔이 있을줄이야…
전날 사둔 연두부를 꺼내서 한입 두입 먹는데 도저히 삼켜지지 않았다.
반도 못먹고 얼음물만 내리 마시고 두려움에 떨며 눈 질끈감고 진통제알약을 먹었다.
너무아파서 밥도 제대로 못먹어서 사진이 하나도 없다.
내일도 이러면 어쩌지. 아침이 두렵다.
9일차
아픔 ★★★★★★
아프지만 어제보단 낫다.
어제 입벌림방지테이프는 효과가 없었기때문에, 마스크를 하고 잤는데 그게 효과가 좀 있었나보다.
하지만 그래도 뭘 먹을수 있는 정도는 아니라 차가운 차만 내리 마시다가 진통제를 먹었다.
아이스크림도 신맛이 나서 먹고싶지 않았다.
연두부도 죽도 아프다.
점심으로 밥을 끓여서 천천히 먹고 진통제를 또 먹었다.
그러자 점점 괜찮아졌고, 어제부터 제대로 못먹었던 터라 갑자기 뭐가 먹고싶은 욕구가 ㅋㅋ
남편 집에 오고 갑자기 맥도날드 먹고싶다고 사러가서 빅맥과 감튀와 너겟을 사왔다.
남편이 괜찮겠냐고 몇번을 물었는데 지금 이정도아픔이라면 먹을수있을것 같았다.
먹다찍어서 죄송…
야금야금 조금씩 베어먹으며 꼭꼭 씹어 입안에서 죽을만들어 삼켰다.
먹으니 살 것 같았다. 탄산음료 대신 우롱차로 목을 축여가며 하나를 다먹었다.
너겟은 갈아놓은 고기라 튀김에도 불구하고 꽤 먹을만 했다. 오히려 감자튀김이 잘 안들어갔다.
배부르게 먹고 진통제 하나 먹어주고 기분좋게 잘 수 있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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