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도수술결정이유
어릴때부터 편도가 크다고 수술을 할까 말까 했었는데, 의사가 크면서 점점 작아질거라고 했단다.
하지만 전혀 작아지지 않았고 결국 계속되는 이물감과 아침이 되면 부어오르는 지경에 이르렀다.
사실 다른 블로그들에서 봤을땐 편도염이 수술의 주이유였다.
나는 편도염으로 고열에 시달리거나 밥을 못먹을정도로 아픈적은 없었기때문에 수술을 할 필요까진 없나 하고 고민을 했었다.
그런데 요 1~2년 사이… 편도결석이라는 아주 더러운것이 자주생기기 시작했다.
예전엔 가끔 한두개가 기침하면 튀어나오는 정도였는데, 이제 빛을 비춰보면 하얗게 편도에 끼어있는게 보이기 시작.. 가글하고 켁켁거려도 깊숙히 남아있는 편도결석들…
이제 안되겠다 싶어 병원을 가서 상담을 했다.
일본은 큰병원에 가기전에 평소 다니던 병원에 가서 소개장을 받아 큰병원으로 가야한다.
다이렉트로 큰병원에 가게되면 기다리는 시간도 오래걸릴 뿐더러, 초진비 5천엔을 내야한다.(내가 간 우레시노의료센터 기준)
미리 동네 이비인후과를 찾아가 진단받은 후 소개장을 받아 우레시노의료센터로 갔다.
선생님은 목구멍을 보시더니 크기는 작은편이고 편도염으로 고생하는거 아니고 편도결석만 있으면 수술이 많이 아프기때문에 생각을 더 해보라 하셨다.
딱히 부작용이나 후유증은 없는데 수술직후부터 완전히 아물때까지 너무 아프다는것…
사실 이미 마음을 굳히고 온갖 블로그 후기를 섭렵한 후라 각오는 되어있었고, 선생님께 수술하고싶다고 전했다.
그리고 일본 골든위크를 붙여서 2주간 회사를 쉴수 있도록 수술날짜를 잡았다.
다행히 회사는 배려를 해주어, 일주일간의 입원과 골든위크기간 이틀의 출근도 쉬어도 좋다고 했다.
별일없음 출근하겠다고 했는데 뭘 그렇게까지 하냐며 ㅋㅋㅋ 그냥 쭉 쉬고 5월6일부터 출근하라고..
취직하고 이렇게 오래쉬어본건 처음이네 ㅎㅎㅎ
이렇게 오랜기간 고민했던 편도수술을 드디어 하게됐다!!
수술전날 입원
이미 피검사, 심전도검사, 흉부 엑스레이등 검사는 마친상태에서 수술전날 입원했다.
입원중 주차장에 차를 계속 세워둘 수 없기때문에, 남편이 오후에 일을 쉬고 태워다줬다.
입원수속을 마치고-겁나많은 입원서류가 있음….- 병실로 올라갔는데, 코로나때문에 면회금지.. 남편은 엘베앞 휴게실에서 대기하라셨다.
그대로 난 병실에 남편은 휴게실에서 계속 간호사 올때까지 기다림…
혈압 체온을 재는데 체온이 37.2 0_0;;
코로나검사 추가요~
코로나검사 무섭다고 덜덜 떨고있었더니 뭐가 무섭냐며 면봉 쓱 집어넣으시는데 잉? 하나도 안아팠다.
선생님 젊으신데 배테랑이시네요.
그리고 수술에대한 자세한 설명과 질문답 시간을 가지고 수술동의서를 썼다.
선생님왈 어릴때는 편도가 필요한데, 점점 나이를 먹을수록 필요없어지고, 편도염이 심한사람은 그저 단점뿐인 부분이라고. 1년에 몇번이나 편도염으로 고생한다면 수술을 권한다고 한다.
난 편도염보다는 편도결석… 그래서 수술을 권하진 않으셨나보다 ㅋㅋ
하지만 난 이제 이 편도와 헤어지고싶다….
수술할때 편도염을 많이 앓았던 사람은 유착이 심해 수술도 어렵고 회복도 오래걸린단다.
하지만 난 그렇진 않았고, 선생님이 편도가 작다했으니까 간단할거라고… 그렇게 생각했다….ㅎ
그리고 병원 첫끼
병원밥 치고 ㅈㅁㅌ
수술 ~ 1일차
수술당일
전날 열시부터 금식
오후1시에 수술이라 오전에 미리 샤워 다 해두고(수술하면 며칠 샤워못함) 핸드폰 보며 뒹굴거렸다.
수술날짜는 특별히 면회가 가능하기에 남편이 시간맞춰 병원에 와줬다.
딱히 떨리지도 않았고 얼른 이 지긋지긋한걸 떼버리고싶었다.
수술이 처음이라 신기한 마음뿐 ㅋㅋ
병실은 7층 수술실은 2층이라 간호사랑 걸어서 엘베타고 2층으로 내려갔다.
곧 수술해주실 선생님도 오셨다.
‘떼어낸 편도 보고싶으신가요?’
당연한거 아닌가?ㅋㅋ 네!라고 대답하고 수술실로 들어갔다.
내 가슴정도 오는 높이에 좁은 베드로 올라가 누웠더니 드라마에서나 보던 천장 형광등이 슉슉 지나가는 경험을 했다. ㅎㅎ
그리곤 몇명의 의료진들이 산소마스크를 씌우고 스타킹같은걸 신기고 팔 한쪽은 묶고 다른 한 손에 손등에는 마취제 넣을 주사를 찔렀다.
수술마취용 주사라 그런지 굉장히 두꺼운 바늘이었고, 주삿바늘 잘참는 나도 눈이 질끈 감길정도로 아팠다. ㅜㅜ 근데 한번 실수해서 다시 한번 찔렀다는거…..
암튼 그 주삿바늘로 마취제가 들어오고 왼쪽 팔이 쏴한 느낌이 들면서 어깨까지 퍼지는걸 느꼈을때 기억을 잃었다.
심호흡하라고 깨워서 일어나보니 침대가 이동중. 보통 깨어보니 병실이라고 그러던데 ㅋㅋ
침삼키지 말라는데 침은 엄청 나오지 목엔 가래가 껴서 기침이 나올라그러지…
총체적 난국인데 삼키지 말래서 안삼켰더니 가래땜에 숨이 안쉬어진다.
편도 잘라낸 아픔은 없고 숨쉬기 힘든 괴로움이 있었다.
산소마스크는 계속 씌워져있고 침은 계속 나오고 가래는 계속 끓고…
선생님이 떼어낸 편도를 보여주면서 생각보다 안쪽으로 엄청 컸다며…. 겉으로 보기엔 작았는데…
비몽사몽인 상태로 징그러운 편도를 보고 선생님은 5분뒤 또 수술있으시다고 가셨다.
남편은 잠시 있다가 금방 가버렸다. 매정하네… ㅡㅡ
병실에 돌아온게 3시쯤인데 그때부터 2시간 반동안 왼손은 링거 가슴엔 바이탈줄 입엔 산소마스크 낀채로 꼼짝없이 천장보고 누워있었다.
아프지도 않고 오로지 침나오는거랑 목에 가래때문에 숨쉬기 힘든 이 두개가 괴로웠다.
그리고 혀가 입에 꽉 찰정도로 붓고 치과마취한것마냥 감각이 없었다.
수술중 계속 혀를 눌러서 수술직후엔 감각이 없고 미각이 변할수 있다는 설명은 들었었지만 막상 진짜 감각이 없으니 좀 무서운 느낌이었다.
6시쯤 간호사가 와서 산소마스크를 벗겨주었고, 산처럼 쌓인 침벹은휴지를 치워주었다. ㅜㅜ
조금 침대 등쪽을 세웠더니 한결 숨쉬기 편해졌는데, 허리는 너무 아팠다…
그대로 자고싶지만 허리아프고 숨쉬기 힘들고 움직이기도 힘들고 주삿바늘 꽂혀진 손등도 아파서 잠들어도 30분에 한번씩 깨어났다.
다음날 아침까지 진짜 30분에 한번씩 깨서 침뱉고 아파하다 잠들고 다시 깨고를 반복했다.
그리고 링거때문인지 하룻동안 아무것도 안먹었는데 계속 화장실이 가고싶어서 너스콜을 세번이나 불러서 바이탈 기계 잠시 떼고 링거끌고 화장실을 다녀왔다.
아침이 되고 바이탈 기계는 떼고 조금은 자유가 생겼더니 아침밥이 나왔다.
미음, 건더기없는 된장국, 차, 우유, 포도주스가 나왔다.
한국 수술후기들 보면 다 차갑게 먹으라고 했다던데 이 병원은 그냥 뜨끈한 상태로 나왔다.
그리고 수술해서 자극적인거 먹으면 안될거같은데 포도주스라니…
게다가 빨대달린 우유라니 ㅜㅜ
그냥 가만있음 아프지 않은데 침삼킬때마다 심한 목감기걸린것같은 아픔이 느껴졌다.
저 물밖에 없는 식사를 1시간에 걸쳐 먹었다…
그리고 진통제는 알약이었는데 생각보다 안아프게 꿀떡 잘 넘겨 먹었다.
감각도 없는 혀가 퉁퉁부어 이빨자국이 날 정도로 입안에 꽉 차있어서 그게 힘들었다.
그렇게 점심
똑같이 미음 건더기없는 국물 쿠즈유(칡가루와 설탕으로 만든 약간 걸죽한 액체-소화를 돕는단다)
이번에도 쥬스가 나왔는데 사과주스, 이런거 마시기 무섭 ㅠㅠ
하지만 생각보다 차가워서 맛있게 마셨던… ㅎㅎ
혀는 마비된느낌에 퉁퉁 부어있지만 맛은 느낄수 있는게 신기할 뿐
계속해서 링거 맞고 왼쪽 작은 주머니는 항생제
하루에 두번인가 맞았던듯…
손등이 너무너무 아프다 ㅠㅠ 손을 아래로 내리면 온 무게가 바늘로 다 쏠리는 느낌…
저녁도 마찬가지로 미음 계란쿠즈유 칼피스
먹는게 이렇게 힘든일일줄이야….
근데 체온이 37.8도까지 올라가서 조금 걱정이었는데, 아무래도 목 수술을 해서 열이 날 수 있다고한다
이렇게 열나고 땀나는데 샤워도 못하고 찝찝한 상태로 하루를 보냈다.
걱정했던것과 달리 고통은 먹을때 빼곤 0이다. 너무 안아픈데?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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